서 론
연구의 필요성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과 발병과정을 통해 경련이나 의식 장애 등과 같은 발작(Seizure)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WHO[1]의 보고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4-10명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50-70명이 유병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누적 발생률과 유병률을 통해 뇌전증을 가진 인구의 절반이 아동기에 발병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아동의 경우 뇌발달이 빠르고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상받기 쉬운 뇌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2].
뇌전증의 최소 치료 기간은 2년이며, 의학적 발전으로 뇌전증 환자의 70-80%는 지속적인 약물로 경련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손상이나 부작용, 불안 및 질병에 대한 부정적 태도, 학습 장애 등 의학적으로 극복되지 않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3]. 그러나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은 일상생활이 가능하므로 올바른 약물 복용과 경련을 유발하는요인을알고이를피하는등의자기관리가매우중요하다[4,5].
뇌전증 아동에게 약물 요법이 일차적 치료라고 한다면, 질병에 대한 지식이나 태도, 대처 등의 관리를 위한 중재는 이차적 중재라고 할 수 있다[6]. 뇌전증 아동의 경우, 어머니가 양육의 일차 책임자인 동시에 약물 복용과 질병에 대해 관리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동이 경련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어머니는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며, 경련이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한다[7]. 그뿐만 아니라 뇌전증이라는 질병 자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이로 인해 양육의 부담과 스트레스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된다[8].
뇌전증 아동을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모의 지식수준이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뇌전증 아동의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질병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더 부족하였다[9]. 뇌전증이라는 질병에 대한 적응은 질병 자체에 대한 사회적인 낙인과 부정적인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 아동 및 가족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뇌전증에 대한 낙인이며, 이는 질병에 대한 지식과 불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10].
국내에서 뇌전증 아동 어머니를 대상으로 지지, 캠프 등의 중재를 통해 지식과 대처 방법을 제공한 연구가 있었으나[11,12], 오랫동안 뇌전증을 앓아온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Shore 등[9]의 연구에 의하면 뇌전증 아동과 어머니의 심리사회적 요구는 발작 후 3개월에 가장 높고, 걱정과 염려 및 정보에 대한 요구는 24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하였다. 뇌전증에 대한 지식부족과 오해는 부모의 불안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들도 있다[13]. 이에 본 연구는 뇌전증 아동의 최소 약물 치료기간이 2-3년인 점과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질병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다는 선행연구를 고려하여, 뇌전증 유병기간이 24개월 이내인 아동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정도를 파악하여, 어머니들이 뇌전증 아동을 관리하기 위한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연구 도구
뇌전증 관련 척도
본 연구에서 사용한 도구는 Pfäfflin, Petermann, Rau와 May[14]가 뇌전증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개발한 ‘뇌전증 관련 척도-부모용’ 도구이다. 전자우편을 통해 도구 개발자에게 도구 사용에 대한 허락과 독일어판 원도구를 받았고, 독일어 전공자에게 번역 및 역번역을 의뢰하였다. 이후 한국어로 번역된 도구를 간호학 교수 1인, 소아신경 전문의 1인으로부터 내용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원도구는 지식, 대처, 태도, 불안 및 뇌전증 관련 규칙과 제한 등 총 4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지식, 태도 및 불안 등의 29문항을 사용하였다. 태도문항은 원도구에서 13문항으로 되어 있었으나 지식과 관련된 문항 하나를 제외하고 12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뇌전증에 대한 지식(Epilepsy specific knowledge) 측정도구는 9문항의 명목 척도이다. 정답이면 1점, 틀리면 0점으로 부여하여 총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였다. 뇌전증에 대한 태도(Epilepsy attitude scale)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는 총 12문항,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매우 그렇다’가 4점, ‘매우 그렇지 않다’가 1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뇌전증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뇌전증에 대한 불안(Epilepsy anxiety scale)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는 17문항,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가 1점, ‘매우 그렇다’가 5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뇌전증에 대한 불안이 높음을 의미한다.
자료 수집 방법
B시와 Y시의 P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뇌신경 클리닉 외래를 방문하는 뇌전증 아동 어머니에게 연구의 목적과 자료 수집절차를 설명하고,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대상자에게 서면동의서를 받은 후 구조화된 설문지를 배부하여 작성하게 한 후 바로 회수하였다. 설문지 작성에 소요된 시간은 약 10분이었고, 답례로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였다. 자료 수집 기간은 2013년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 동안이었다.
윤리적 고려
본 연구 수행에 앞서 연구 대상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를 위하여 P대학교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승인번호 2013031).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익명성과 비밀보장을 위해 연구에서 무기명을 사용하였으며, 설문지에 연구의 목적과 과정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였다.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비밀이 유지되고, 참여를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거부할 수 있으며, 중도 탈락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음을 알려주었다.
자료 분석 방법
자료 분석은 IBM SPSS 21.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1) 뇌전증 아동 및 어머니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 및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였다.
2)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은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3) 뇌전증 아동 어머니와 아동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지식, 태도 및 불안은 t-test와 ANOV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사후검증은 Scheffe로 분석하였다.
4)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간의 상관관계는 Pearson 상관계수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뇌전증 아동 어머니와 아동의 일반적 특성
뇌전증 아동 어머니와 아동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어머니의 평균 연령은 39.3±5.6세였고, 자녀수는 2명 이상인 경우가 74.4%였으며, 가족 월수입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가 57.4%였다. 어머니 자신의 주관적 건강상태에 대해 ‘건강하다’ 혹은 ‘매우 건강하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59.1%였다.
아동의 평균 연령은 8.6±5.0세였으며, 진단받은 연령은 평균 7.2±4.9세였고, 유병기간은 평균 15.2±10.4개월이었다. 약물의 부작용은 없는 경우가 74.4%였고, 아동 어머니가 지각하는 아동의 건강상태는 ‘건강하다’ 또는 ‘매우 건강하다’가 71.6%였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정도는 Table 2와 같다. 지식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평균 57.2점(±1.7)이었고, 태도는 48점 만점에 35.6점(±5.0)이었다. 불안은 85점 만점에 58.1점(±15.3)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뇌전증에 대한 지식점수가 가장 높은 문항은 ‘대부분의 간질아동은 뇌전증이 있어도 정상적으로 성장한다’가 정답률 84.1%였으며, 가장 낮은 문항은 ‘전신 발작 시에는 경련이 뇌 전체를 지배한다’로 정답률 40.9%였다. 태도점수가 가장 높은 문항은 ‘아이의 발작상황을 관찰하는 것이 치료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와 ‘아이가 뇌전증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고 생각한다’가 4점 만점에 각각 3.5±0.7점과 3.5±0.6점이었으며, 가장 낮은 문항은 ‘사람들의 뇌전증에 대한 인식부족이 나를 의기소침하게 한다’로 2.3±0.9점이었다. 불안점수가 가장 높은 문항은 ‘경련이 앞으로도 계속 아이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가 5점 만점에 3.9±1.5점이었으며, 그 외 ‘불안점수가 높은 문항들은 경련이 평생 지속되는 것’, ‘경련 중 아이가 다치는 것’ 및 ‘항경련제의 평생복용과 부작용’ 등에 대한 것이 3.5점 이상이었다. 불안점수가 가장 낮은 문항은 ‘아이가 경련 도중 사망할까봐 겁이 난다’가 2.5±1.4점이었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와 아동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뇌전증 관련 지식, 태도 및 불안의 차이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의 차이는 Table 3과 같다. 가족의 월수입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의 지식점수가 61.3점(±18.5)으로 300만 원 미만인 경우 52.8점(±19.7)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t=-2.92, p=.004), 태도점수의 경우 가족의 월수입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가 36.6점(±5.0)으로 300만 원 미만인 경우 34.2점(±4.7)으로 높았다(t=-3.22, p=.002). 불안점수는 가족의 월수입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 55.5점(±15.3)으로 300만 원 미만인 경우 61.3점(±14.7)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t=2.51, p=.013).
뇌전증 아동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지식, 태도 및 불안의 차이는 Table 4와 같다. 지식점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변수는 약물 부작용과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였다. 약물 부작용이 없는 경우의 지식점수가 60.1점(±18.2)으로 부작용이 있는 경우 50.5점(±21.2)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t=-2.91, p=.004), 어머니가 지각하는 아동의 건강상태가 ‘매우 건강하다’와 ‘건강하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지식점수가 각각 61.8점(±17.2)과 61.0점(±18.8)으로 ‘건강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지식점수 38.0점(±14.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F=6.181, p=.001).
태도점수는 아동의 연령, 약물 부작용과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아동의 연령에 따른 차이는 5세 이하인 경우가 37.0점(±4.3)으로 6세 이상 35.0점(±5.2)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2.38, p=.018). 약물 부작용이 없는 경우가 36.2점(±4.7)으로 부작용이 있는 경우 34점(±5.5)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2.56, p=.011). 또한,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태도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F=8.32, p<.001).
불안점수는 자녀의 유병기간, 약물 부작용 및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자녀의 유병기간이 4개월에서 12개월인 경우의 불안점수가 63.0점(±14.7)으로 3개월 이하의 53.1점(±15.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F=4.45, p=.013).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 불안점수는 62.8점(±11.8)으로 부작용이 없는 경우 56.4점(±16.0)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2.84, p=.005). 어머니가 지각하는 자녀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매우 건강하다’인 경우 불안점수가 52.1점(±16.2)으로 ‘보통이다’인 경우 62.5점(±11.3)과 ‘건강하지 않다’ 64.2점(± 8.6)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F=9.37, p=.003).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불안 및 대처 간의 관계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간의 관계는 Table 5와 같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지식은 태도와 정적 상관관계가 있었으며(r=.321, p<.001), 불안과 부적 상관이 있었다(r=-.257, p=.001). 또한 어머니의 태도는 불안과는 부적 상관이 있었다(r=-.569, p<.001). 즉, 지식이 높을수록 태도가 긍정적이며,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불안이 낮다고 할 수 있다.
논 의
아동이 뇌전증으로 진단받으면 부모는 위기를 느끼며, 뇌전증에 대한 지식부족과 오해는 부모의 불안을 유발시키고, 부모의 불안은 아동에게 전달된다. 뇌전증 아동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면서, 질병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통해 경련 발생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본 연구는 유병기간이 24개월 이내인 뇌전증 아동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등을 조사하고, 변수 간의 상관성을 밝혀 뇌전증 아동 및 어머니를 위한 간호중재프로그램 개발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본 연구에서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지식수준은 100점 만점에 57.2점으로 같은 도구를 사용한 Pfäfflin 등[14]의 연구 74-83점보다 낮았다. 이는 Pfäfflin 등[14]의 연구에서는 아동의 유병기간이 평균 48개월이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평균 15.2개월로 유병기간이 짧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아동의 부모와 가족은 진단초기에 정보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며[15], 뇌전증 발작이 시작된 후 6개월 동안 불확실성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다[9]. 따라서 뇌전증 아동과 가족을 위한 간호중재를 계획할 때 진단직후부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교육적 지지적 중재를 계획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뇌전증에 대한 지식과 관련이 있는 일반적 특성으로는 가족의 월수입과 약물 부작용, 대상자가 지각하는 아동의 건강상태였다. 월수입으로 대표되는 가족의 경제수준은 가족이 생활하는 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되며, 이는 질병에 대한 지식수준과 정보 획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16]. 세르비아의 뇌전증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행동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가족의 월수입이 뇌전증 관련 지식수준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
본 연구에서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태도는 문항수가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도구를 사용한 Pfäfflin 등[14]의 연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문항별 점수를 통해 아동의 어머니들이 여전히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뇌전증 환자와 가족의 51%가 사회적 낙인을 느끼고 있다고 하였으며, 뇌전증 아동 캠프에 참가한 아동 부모의 18%가 사회적 낙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18]. 그러나 세르비아의 뇌전증 아동 부모들은 이전의 연구들에 비해 사회적 낙인을 덜 느끼며, 가족이나 친구들이 자신의 아동이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것에 대해 강한 긍정적 태도를 나타내었다[17].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며, 초중고교 보건 교과서 및 대학의 교양과정에 만성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불안점수는 85점 만점에 58.1점으로 같은 도구를 사용한 Pfäfflin 등[14]의 연구에서의 43.0-45.8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6명의 뇌전증 아동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체의 59.3% 이상이 중등도의 불안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19]. 문항별 점수를 통해, 아동의 어머니들이 질병으로 인한 이차적 신체 손상,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염려 및 약물의 장기복용과 부작용 등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m[16]의 연구에서도 뇌전증 아동의 부모들은 아동의 성장과 결혼, 직업 등에 대해 불안해한다고 하였다. 아동은 부모의 불안과 공포에 영향을 받으며, 부모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기를 두려워하여 부모 자녀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9]. 따라서 뇌전증 아동과 가족을 간호할 때 아동 뿐만 아니라 부모의 불안이나 우울 등과 같은 정서적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대상자의 뇌전증에 대한 불안과 관련이 있는 특성으로는 가족의 월수입, 유병기간, 경련 횟수 및 아동의 건강상태였다. 질병이 있는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경제적인 문제에 직면한 가정의 부모들은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고 하였다[16]. 따라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뇌전증 아동 보호자를 위한 보다 세심한 간호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아동의 유병기간이 4-12개월인 집단이 다른 집단에 비해 불안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기간이 3개월 이내인 집단은 치료에 대한 희망이 크고, 복용하는 약물 개수가 적지만, 치료기간 4-12개월에는 추가 검사와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나 개수가 변하게 되는 것이 부모에 불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간질부모들은 발작 후 6개월간 불확실성과 불안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고[9], 본 연구의 대상자 수가 3개월 미만은 30명, 4-12개월은 49명으로 진단초기 대상자 수가 많지 않아 기존의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추후 유병기간별 대상자를 확대한 반복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각 변수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이 높을수록 태도가 긍정적이고 불안이 낮았다. 뇌전증 아동의 심리 사회적 정서에 대한 선행연구들에서는 지식이 낮으면 불안이 높고[20] 뇌전증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면 대처를 잘하지 못한다[21]고 하였다. Duffy[22]는 뇌전증 아동을 둔 가족에게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불안을 감소시킨다고 하였으며, Austin 등[23]도 뇌전증에 대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뇌전증 아동부모의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를 대상으로 정보 제공을 통해 지식수준을 높여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불안을 감소시켜 뇌전증 아동을 돌보는 어머니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이에 대한 긍정적 대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간호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진단초기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등을 파악하여 간호중재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하고자 시도하였으나, 진단초기 아동과 가족에게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유병기간 6개월 또는 12개월 이전의 대상자 수가 많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 또한 연구에 사용된 도구는 독일에서 뇌전증 아동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그 효과를 검정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로 신뢰도는 검정되었으나 타당도에 대한 검정은 없었고, 한국 대상자에게 적합한지에 대해 전문가 내용 타당도는 검정하였으나, 구성 타당도 등은 검정하지 못하였다.
결 론
본 연구는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정도를 확인하고, 일반적 특성에 따른 변수의 차이 및 변수 간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의 뇌전증에 대한 지식수준은 낮은 편이었으며, 뇌전증에 태도는 약간 긍정적이었고, 뇌전증에 대한 불안 정도는 중간보다 약간 높은 편이었다. 뇌전증 아동 어머니는 뇌전증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부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아동이 뇌전증으로 인해 미래의 삶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의 월수입은 뇌전증에 대한 지식, 태도 및 불안 모두의 관련요인이었고, 약물 부작용이 없는 경우 지식과 태도점수가 높았고 불안점수는 낮았다. 뇌전증에 지식은 태도와는 정적 상관이 있었고, 불안과는 부적 상관을 나타내었다.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초중고 및 대학교 교육과정에 뇌전증의 올바른 이해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으며, 병원에서는 아동과 가족을 간호할 때 경제적으로 취약한 대상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뇌전증에 대한 지식과 태도를 증가시키면 약물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뇌전증 아동과 가족을 위한 장기적인 간호중재로는 지역사회 중심 뇌전증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아동 어머니에게 가능한 진단 초기에 뇌전증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여, 그들이 가지고 있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불안을 감소시켜 아동의 질병관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간호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추후 연구기간과 연구대상을 확대하여 진단초기 12개월 미만인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질병에 대한 지식, 심리교육적 요구, 불안 및 대처 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중재 효과를 검정하는 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