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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 Health Nurs Res > Volume 21(1):2015 > Article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 근거이론적 접근

Abstract

Purpose

This study was conducted to explore the professional identity of elementary school health teachers.

Methods

In-depth interviews with fifteen elementary school health teachers were conducted from July 2010 to August 2012. Qualitative data collected by the researcher including transcription and field notes were analyzed through an adapted methodology based on the Grounded Theory of Strauss and Corbin.

Results

Fifteen categories, 35 sub-categories and 120 concepts were obtained. The key category that was consistently maintained in identity formation was ‘keeping themselves being a teacher providing nursing’ which has three styles, ‘focusing on health education’, ‘combining nursing and education’ and ‘focusing on providing nursing care’.

Conclusion

Results of this study will provide basic information for preparing manuals regarding the range of activities in school health teachers’ jobs, improving promotion and merit payment systems for school health teachers, creating support programs for them, and contributing to the formation and establishment of their professional identity.

요약

목적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보건교육에 대한 현장의 경험에 근거한 시각을 제공하고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행동과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직업정체성의 유형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방법

눈덩이표집법에 의해 편의추출된 초등학교 보건교사 15명을 대상으로 근거이론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심층면담을 통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반복적이고도 순환적으로 시행하여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 도형화의 단계를 거쳤다.

결과

연구결과 15개의 범주와 35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120개의 개념이 도출되었고 핵심범주는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 형성은 ‘보건교육중시형’, ‘간호-교육병행형’, ‘간호제공위주형’의 3가지 유형으로 파악되었으며, 참여자별로 한 가지의 유형으로 파악되지 않고, 세 유형이 조금씩 혼합되어 나타났다.

결론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명확한 보건업무의 해석이 필요하며, 보건교사를 지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 형성 과정을 둘러싼 불평등한 제도 개선 즉 성과급제도와 승진 제도에 대해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

서 론

연구의 필요성

보건교사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건전한 건강생활 습관을 형성하고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National Legislation Information Center [NLIC], 2010). 이러한 보건교사의 역할은 간호처치라는 의료행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 전체의 보건에 대한 이해와 태도의 변화를 추구하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학생들의 비만이 증가하고(Sung, Yoon, & Kim, 2013), 매체 중독(Koo, 2013), 성폭력, 흡연, 자살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면서(Song & Shin, 2014),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보건교사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Green & Reffel, 2009; Oh, Gang, & Lee, 2012). 특히 성교육과 약물 오남용예방 관련 보건교육이 2008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 고시됨에 따라 5, 6학년 대상 연간 17시간으로 실시되고 있다(NLIC, 2010). 그러나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치열한 임용시험의 경쟁률을 뚫고 교직에 입문하는 보건교사들은 보건교사에게 주어지는 과중한 업무나 일반교사들의 왜곡된 역할 기대로 보건교사는 학교환경에서 다양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Kang, Cho, & Oh, 2011).
인간은 자신 스스로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발견해 나가면서 정체성을 형성한다(Oh & Kwon, 2010). 정체성이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획득해야 할 발달과업이지만, 성인이 되어 직업을 가지게 되면 그 일을 통하여 자신이 속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발견해 나가면서 형성된다(Kim, 2009). 교사의 직업정체성은 그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점에서 중요하다.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정체성 혼란이나 낮은 자존감은 곧 학교보건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학생들의 건강과 학교교육을 저해하는 상황을 유발시킬 수 있다(Kim, 2009; Oh & Kwon, 2010). 따라서 보건교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의 직업정체성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학교보건의 주체인 보건교사를 이해하고 학교보건의 방향을 바로잡기 위한 필수적인 요청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보건교사의 역할인식(Lee & Lee, 2010), 역할중요도와 역할수행(Yang, Kwon, Jeong, & Lee, 2009), 역할적응(Lee & Lee, 2014), 역할갈등과 직무만족도(Oh et al., 2012), 직무스트레스(Kang et al., 2010; Oh & Kwon, 2010), 보건교사 직무분석(Song, 2011) 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보건교사가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그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떤 스트레스를 겪는지,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가에 대하여 제한적인 설명을 할 뿐이다.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Kim (2009), Oh와 Kwon (2010)의 연구가 있었으나 이들은 계량적 연구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제한된 설문 문항 외에 보건교사가 자신의 목소리로 직업에 대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보건교사가 학교 문화 속에서 교사와 간호사라는 두 가지 역할 기대를 수행하면서 겪는 정체성에 대한 경험, 타인들과의 상호작용하는 상황과 맥락 속에서 보건교사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는 기존의 연구물로서는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생활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교사로서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내면의 과정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직업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이며, 그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능하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방법론적인 필요성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근거이론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연구의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을 그들의 입장과 관점에서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보건교육에 대한 현장의 경험에 근거한 시각을 제공하고 보건교사의 행동과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직업정체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핵심적 질문은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직업정체성 형성의 인과적인 요인은 무엇이며, 직업정체성 형성요인들 간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직업정체성에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보건교사 정체성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근거이론방법을 활용하여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을 탐색한 질적연구이다. 근거이론은 상징적상호작용에 근거하여 특정한 사회현상에 대하여 직관력을 제공하고 이해를 강화함으로써 인간의 행위와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해주며, 그것을 둘러싼 과정에 대한 추상적 개념화와 이론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매우 유용한 질적 연구방법이다(Strauss & Corbin, 1998).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간호대학을 졸업하여 간호사 면허증과 대학 재학 중 비사범계열 교직이수에 준하는 일정한 학점을 취득한 후 교원자격증을 취득하여 부산광역시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 15명이다. 연구 참여자는 범주들의 속성과 차원에 따른 차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배경, 간호사 근무경력, 보건교사 근무경력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모두 여성이었으며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전화나 구두를 통하여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을 설명하고 이에 동의한 참여자들만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눈덩이표집법(snowball sampling)을 활용하였으며, 이론적 표본추출방법으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즉, 간호사로서의 임상경력과 보건교사로서의 교육경력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리고 3년제 전문학사와 4년제 학사출신 참여자를 다양하게 선정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임상경력과 교육경력의 다양성을 반영한 가능한 많은 범주를 찾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이는 자료수집 초기부터 중반까지 이루어졌다.

자료 수집

본격적인 자료 수집에 들어가기 전에 이론적 민감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교사의 정체성과 관련된 학술적 문헌과 신문, 수기와 같은 비학술적 문헌을 통해 연구 질문과 관련된 충분한 배경정보를 갖게 되었다. 또한 책임 연구자는 초등학교 보건교사로서 교육현장에서의 전문적 경험을 살펴 직업정체성 현상에 깊게 몰입하고 이론적 민감성을 높이고자 노력한 후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2010년 7월 22일을 시작으로 잠재적인 연구 참여자에게 전화로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을 설명하고 연구의 참여의사를 확인한 후 모임날짜와 장소를 약속하여 1:1 면담으로 자료 수집하였다. 연구 참여자에게는 연구의 목적과 연구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연구 이외의 다른 목적에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다. 면담 전에 연구의 목적, 비밀보장을 설명하였고 진행 중 면담을 중지하기를 원할 경우 의사를 표현하도록 하였다. 또한 면담 내용에 대하여 녹음을 허락 받았고, 수집된 자료에 대하여 익명성과 비밀보장을 보장하고 이때 참여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신원과 관련된 개인정보를 폐기할 것을 설명하였다.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15)
False name Gender Age Marriage Years of health teaching Years of nursing Final academic program
Kang, S. F 55 Yes 20 8 3-year college
Kim, S. F 45 Yes 16 4 3-year college
Choi, H. F 35 Yes 10 0.5 Bachelor degree
Lee, J. F 52 Yes 17 12 3-year college
Seo, M. F 55 Yes 26 7 3-year college
Kim, S. F 44 Yes 13 3 Bachelor degree
Lee, E. F 46 Yes 22 0 Bachelor degree
Ju, H. F 37 Yes 5 3 Bachelor degree
Hong, S. F 52 Yes 23 2.8 3-year college
Son, M. F 45 Yes 13 3 3-year college
Park, J. F 36 Yes 0.5 6.3 Bachelor degree
Kim, Y. F 36 Yes 0.5 3.5 Bachelor degree
Lim, M. F 31 No 0.5 1.5 Bachelor degree
Park, S. F 28 No 3 0.5 Bachelor degree
Yoo, K. F 45 Yes 20 1 3-year college
참여자들마다 1-2회의 면담과 회당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로 면담 시간을 가졌으며, 면담의 의미를 확인하고 명료화하기 위해 추가 면담의 기회를 가졌다. 심층 면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초기 만남에서 연구 참여자와의 신뢰 형성에 주력하였고 심층 면담 자료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종 관련 문서들을 수집하였다. 면담이 끝난 후에는 참여자의 태도와 특징적인 행동 그리고 면담 도중 특정 내용이나 생소한 단어 등을 메모하였으며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질문, 참여자의 부탁, 정확한 연락처 등에 대해 기록해 두었다.
연구 참여자로부터 살아 있는 경험을 일상에서 대화하듯 이야기하도록 자연스런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였고, 면담 초반에는 일반적으로 참여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형식에서 후반에는 더 추상적인 개념들을 유도해내기 위해 이론적 표본추출과 함께 좀 더 구체적인 내용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진행한 면담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보건교사라는 직분은 선생님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줍니까?

  • 선생님께서 보건교사로서 성공하였다고 생각되거나 실패하였다고 생각되는 때는 언제입니까?

  • 선생님께서는 보건교사로 어떠한 어려움을 경험하였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였습니까?

  • 선생님께서는 보건교사라는 직업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료 분석

Strauss와 Corbin (1998)이 제시한 방법에 따라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동시에 반복, 순환하여 시행하였으며,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 도형화의 단계를 거치되 연구 자료에 맞게 변형하여 분석하였다. 즉, 개방코딩에서는 필사한 전체 내용을 반복하여 읽으며 참여자들이 경험한 것을 이해한 후 문단마다 중심의미를 찾아내어 메모하고, 다시 문장과 문구를 읽고 분석하여 그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코드를 만들었다. 축코딩에서는 범주들 사이에 서로 연합관계를 만들면서 개방코딩 기간 동안에 분해되었던 자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합하여 범주들을 속성과 차원의 선에 따라 그 하위범주들과 연결시켜 패러다임 모델을 적용하여 현상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였다. 선택코딩에서는 모든 범주를 통합하고 자료를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해하여 핵심범주를 도출하였다. 도형화 단계에서는 도출된 상위범주들을 핵심범주와 연결시키고 정형화하여 직업정체성 형성과정을 재조직화하였다.
이론적 표본추출이 진행되면서 자료수집 후반에는 핵심 범주를 확인하고 각 범주의 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표집하였다. 한 참여자로부터의 면담분석 결과가 다른 참여자들에게 나타나는지 사건을 비교하였으며, 새롭게 나타나는 사건이나 내용은 또 다른 참여자에게 질문과 비교를 통해 분석하였다. 면담 결과에 차이가 있거나 관계없는 경우에는 그 이유와 상황을 비교,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과 동시에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 15명과 2차면담 이후부터는 2가지의 범주만이 새롭게 발견되었으며, 4, 5차면담이 이루어진 참여자에게서는 더 이상 새로운 범주, 속성과 차원, 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이론적 포화상태에 도달하였음을 알 수 있는 시점이었다.

연구의 신뢰성 검증

본 연구에서 타당성(validity)과 신뢰성(reliability)을 확보하고자 참여자들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자료를 심층적으로 수집하고 본질적 의미를 파악하였다. 또한 진실성(truth value),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의 과정을 수행하였다(Guba & Lincoln, 1989). 진실성은 양적연구의 내적타당도에 해당되는데, 사실적 가치에 가깝게 표현될 수 있도록 현상을 생생하고 충실하게 서술하고, 표현의 정교함을 위해 노력하였다. 자료에 대한 해석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둘 이상의 연구자가 분석 과정에 참여하여 논의하고 검토하였다. 중립성이란 양적연구의 객관성에 해당되는 것으로 면담 시 의식적으로 연구자의 선입견 배제(판단중지, brack-eting)와 중립성 유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다. 또한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하고 질적연구 방법론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간호학 교수 2인에게 연구과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조언을 받으면서 질적연구 능력의 고취를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 결과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 구조

수집한 면담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심현상은 ‘직업적 존재감 위축’과 ‘정체성 혼란’으로 나타났고, 15개의 범주와 35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120개의 개념(코드)이 도출되었고 개념마다 이름을 붙였다. 120개의 개념(코드)중 연계된 개념들끼리 묶어서 좀 더 추상화시킨 35개의 하위범주가 추출되었으며, 하위범주에서 1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15개의 범주를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그 관련성을 나타낸 도식은 Figure 1과 같다.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어떤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전하도록 하는 사건들로 구성된다(Strauss & Corbin, 1998). 자료 분석 결과 ‘불명확한 보건업무’와 ‘역할의 확대와 기대증가’, ‘열악한 직무 여건’, ‘외부의 인식부족’, ‘교직에 대한 열망’이 직업정체성의 위축과 혼란이라는 현상의 원인이 되었다.
  • 내가 예전에는 급탕실 청소까지도 하다보면 내가 왜 이런 일을 (Lee, J., 52)

  • 보건교사가 환경, 석면관리, 수목방충해, 방역 같은 거, 또 정수기 위생 모든 활동을 다해야 한다는 식으로 위생과 환경 갖다 붙인 거죠(Lee, E., 46)

  • 애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쉬는 시간도 없고 화장실도 잘 못 갈만큼 시간도 없고, 하루에 평균 6, 70명 정도 아이들 오고.(Park, J., 36)

  • 항상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간호과 가서 보건교사가 되었어요.(Kim, Y., 36세)

Figure 1.
Paradigm of job identity formation among elementary school health teac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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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현상

초등학교 보건교사들의 정체성 형성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중심생각이나 사건의 현상은 ‘직업적 존재감 위축’, ‘직업정체성 혼란’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현상은 타인들의 시선과 평가에 따른 본질의 부정적이고 긍정적임, 명확성의 많고 적음에 차이를 나타냈다.
  • 수업도 안하고 보건실에 있는데 무슨 교사냐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어요.(Lim, M., 31세)

  • 애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그런거 같아요. 봉사한다, 교사가 아니다, 사서교사나 보조교사로 생각하더라구요.(Choi, H., 35)

중재적 조건

‘보건교육 법제화’, ‘교육과정 속 보건교육 포함됨’이 행위/상호작용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적 조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보건교육관련 정책이 법제화의 강제성의 정도와 교육과정 속에 보건교육이 포함되는 정도의 많고 적음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었다.
  • 이제 보건교과서도 나왔잖아요. 이건 보건교육이 제대로 체계가 잡혀 가는 거고, 교육과정 속에 들어가니깐 떳떳하게 수업도 하게 되었잖아요.”(Yoo, K., 45)

행위/상호작용 전략

‘구성원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단체를 통한 제도 변화 주장하기’, ‘개인적 차원의 학교적응하기’는 ‘직업적 존재감 위축’과 ‘직업정체성 혼란’ 현상에 대처하고 다루기 위한 전략이 되었다. 이러한 전략의 활용이 소극적이냐 적극적이냐 하는 관여도에 따라 차이를 나타냈다.
  • 뭔가 어울릴 수 있는 한 가지씩 하다보면 학교가 즐겁게 되는 거 같아요.”(Lee, J., 52)

  • 우리가 협력을 해서 위선을 뚫어서 공무원은 지시하달식이니깐 위에서 밑으로 정책하달 할 때까지 단체 협력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시간을 기다립니다(눈물 흘림). (Kim, J., 45)

  • 내가 교장은 아니지만 학교가 우리 집이라 생각하고 내 일이라 생각해요. (Seo, M., 55)

결과

‘직업적 존재감 위축’과 ‘직업정체성 형성’이라는 현상을 다루기 위해 다양한 행위/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가르치고 보살피는 교사 존재감에 만족하기’, ‘보건교사 전문성 신장으로 정체성 확인하기’, ‘학교조직문화에 순응하며 살아가기’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 선생님 덕분에 정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서 가족들한테 전달하고 자기도 습관의 변화가 생겼다고 아이들이 이야기 했을 때 뿌듯하고 힘들지만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Ju, H., 37)

  • 교육자로서 전문성을 키우는 게 보건교사가 방향을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Park, J., 28).

  • 의료적인 부분에 조금 더 철저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게 우리가 전문성을 발휘해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Hong, S., 52)

핵심범주: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의 핵심 범주는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로 나타났다. 보건교사가 보건실에서 간호를 행위로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돌봄으로서의 간호를 베푼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으며,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는 데는 깨달음과 받아들임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교사로 입문했으나 경계가 불명확한 보건업무를 담당하고 행정업무와 보건실 업무를 병행하여 감당하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면서 교사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자신을 일반교사보다는 못한 존재로 취급하는 상황에 내몰려 자신의 존재감이 위축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인식하였다. 그러나 간호처치를 하면서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보건수업을 통해 건강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전달하면서 교직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참여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인 간호를 베풀면서 초등학생들의 건강습관 교육에 매진하는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체험과 자율적 깨달음을 통해, 부분적이 아닌 간호와 관련된 전체적인 삶으로서 간호를 베푸는 교사라는 자신의 직업정체성을 잘 알게 된 것이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현실을 거부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간호처치에 치중하고, 전문적인 보건수업에 열중하며,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는 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였다.
Table 2.
Types of Professional Identity of the School Health Teachers
Attributes of paradigm mType Level Focusing on health
education
Combining nursing and
education
Focusing on providing
education
Casual condition Job unclear Level severe weak severe
Job overload Level severe weak severe
Poor work condition Level severe weak severe
Lack of outside recognition Level severe weak severe
Desire to be regular teachers Level strong strong weak
Phenomenon Cower at existence as health teacher Level strong weak strong
Identity confusion in health teacher Level strong weak strong
Intervening condition Legislation of health education Level strong mild strong
Health education included in regular curriculum Level high high low
Action/Interaction Living with school members Involvement mild active passive
Insist on system change through group involvement Level strong weak strong
Personal adaptation to school Level mild high low
Consequence Feeling worth and satisfaction in role of health teacher Level high high low
Identification as growth in health teacher specialty Engagement passive active active
Treatment of multiple jobs with adaptation to school culture Level strong mild weak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의 유형 분석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의 유형은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모색하고 간호학을 하나의 전담교과처럼 인식하는 ‘보건교육중시형’, 간호와 보건교육의 두 가지 전문성을 조화롭게 이루고자 하는 ‘간호-교육병행형’, 기존체계에 순응하며 간호처치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간호제공위주형’의 3가지 유형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직업정체성의 유형은 참여자별로 한 가지의 유형으로 파악되지 않고, 세 유형이 조금씩 혼합되어 나타났으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을 중심으로 구분하였다. 각 유형과 범주들간의 관계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보건교육중시형

참여자들 중 돌봄과 사랑을 베푸는 간호사의 역할보다 교육자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유형을 확인하였다. 참여자들은 교사의 권리와 대우를 받기 원하지만, 불명확하고 버거운 보건업무와 열악한 직무환경으로 보건교사로서의 존재감의 위축과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중심 현상을 강하게 경험하였다. 행위/상호작용 전략에서는 ‘단체를 통하여 권리를 주장’의 정도가 강하게 나타났는데, 교원단체를 통하여 불명료한 업무의 개선이나 업무경감의 요구를 강하게 주장하였고 교육정책의 변화와 승진제도 및 성과급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였다. ‘구성원들과 어울리기’의 정도와 ‘개인적 차원의 학교 적응하기’의 정도는 보통으로 나타나 자신의 업무조정을 위한 요구를 직접 하기도 하였다. 보건교육중시형에서 사용한 전략의 결과로는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많았으며, 보건교사 전문성을 모색하면서, 연수의 기회와 보건교육 전문성을 신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제시되었다. 그리고 보건교육 자료를 준비하고, 학생들의 건강습관 변화를 위한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등 보건교육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교육병행형

간호-교육병행형은 교사의 역할과 간호를 베푸는 간호사의 역할 두 가지의 전문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유형이다. 인과적 조건으로 제시된 ‘불명확한 보건업무’에 대하여는 약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학교 구성원들과 잘 어울려 업무상 협조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 없이 일을 수행했고, 간호와 처치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버거운 업무’에 대한 인식도 적었다. 열악한 직무여건에 대해서는 점점 사회가 발전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승진제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지만 앞으로 제도적 개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여 직무환경에 대한 불만족의 정도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위/상호작용 전략으로는 교직원들을 서로 도우며 학교생활을 하였고, 무엇보다 인간관계 형성이 잘 되어 업무의 지원과 협조요청이 원활하였다. 보건교육 후에 변화되어 가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보람을 느끼고 보건수업에 전문성을 가져오기 위해 수업준비에 열정을 쏟으며 몰입하기도 하였다. 많은 역할도 즐겁게 수용하고 책무에 소극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율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등 간호-교육병행형은 간호를 베풀며 교육자로 살아가고자 간호사의 전문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조화롭게 유지하고자 하였다.

간호제공위주형

참여자들 중 보건교사로서의 직업적 존재감이 낮은 유형으로 돌봄을 베푸는 간호사로서의 경험과 간호처치의 수행을 연장하는 간호제공위주형으로 분석되었다. 간호제공위주형은 경계가 불명확한 보건업무로 인해 불만족을 가지고 있었고, 승진할 기회조차 없는 보건교사라는 직업에 자존감이 상실된다고 느껴 직업적 존재감을 매우 약하게 인식하였다. 자신의 역할 기대와 맞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경험하였고, 교직에 대한 사기저하를 경험하였다. 행위/상호작용 전략으로는 힘들지만 안정된 보건교사직의 장점을 인식하고, 학생에게 간호를 베푸는 것을 위로삼아 존재감의 위축 정도를 희석하려고 노력하였다. 단체를 통한 업무의 개선과 보건업무 경감을 호소하였고 단체의 힘으로 보건교사 역할 및 기대에 대한 교사집단의 인식 변화를 크게 주장하였다. 구성원들과 어울리기 정도는 소극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 업무조절을 위한 타협과 협상이라는 노력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힘겹게 처리하면서 체계에 순응하고 수용하는 수동적인 삶의 모습을 보였다.

논 의

본 연구는 초등학교 보건교사가 겪는 직업정체성 형성 과정의 경험을 탐색하여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을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연구 참여자들의 면담을 토대로 개념적 실체를 파악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참여자들의 핵심범주, 즉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은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기’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핵심범주의 중심현상은 ‘직업적인 존재감 위축’, ‘직업정체성의 혼란’이었다. 보건교사는 교직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교직을 시작하지만 학교구성원들로부터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체의 업무를 분장 받을 때 자신들이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인지 하는 의문을 가지며 보건교사 직업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Oh & Kwon, 2010). 보건교사에게 의무를 다하도록 요구는 하지만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 문화 속에서 보건교사는 자신들의 지위에 맞는 역할과 정체성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며(Lee & Lee, 2014), 이는 과거 미국보건교사에서도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고와 유사하게 나타났다(Libbus et al., 2003).
이러한 중심현상의 인과적 조건은 불명확하고 버거운 보건업무와 외부의 인식부족을 포함한 열악한 직무여건, 그리고 교직에 대한 열망 등이다. 더욱이 일반교사들에게 보건교사는 정규수업과 학급생활지도에 대해 부담 없는 편하고 쉬운 일을 하는 사람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보건교사들은 교사로서의 존재감이나 자존감이 위축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Kang et al., 2010; Oh & Kwon, 2010). 이러한 비지지적인 직무환경은 Lee와 Lee (2014) 연구에서도 보건교사로서의 역할수행시 혼란과 방황에 영향을 주는 외재적 맥락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므로 학교구성원들 중 특히 업무분장을 주도하는 관리자들은 보건직무와 관련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Lee & Lee, 2010). 즉, 관리자들은 보건교사도 보건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관점을 가지고 위생과 관련한 교육적 측면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장하고, 보건교사의 업무책임의 한계도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
보건교사는 인정받을 수 없는 성과급 기준으로 인해 의욕 상실과 사기 저하를 경험한다(Yeo, Kim, & Kim, 2011). 보건교사는 주로 보건실에서 질병관리와 응급처치를 수행하면서 건강상담과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등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나 실제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만을 수업으로 인정하고 있어 보건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수업시수로 인정받지 못한다(Yeo et al., 2011). 이로 인해 보건교사가 많게는 하루 100명의 학생들을 보살피는 의료 업무를 과다하게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정한 잣대에 적용받으면 무능한 교사로 점수 매겨지는 현실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성과급의 기준은 다수라는 조직의 힘에 눌려 소수자로서 순응하며 살아가게 만드는 불평등한 체제이다. 이에 보건실에서 이루어지는 간호처치도 교육활동으로 해석되고, 수업시수로 인정받아야 한다. 단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형식뿐만 아니라 보건교사의 모든 의료적 행위도 보건교육 활동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이러한 해석관점은 보건교사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보건교사는 교직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교과서 개발과 교수방법 개선을 위한 직무연수에 몰입하기도 한다. Park과 Bae (2012)는 학교보건전문가로서의 역량과 보건교육역량, 보건관리 역량개발이 보건교사 최종 역량모형으로 제시한 것과도 유사하였다. 수업전문가로서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보건교사들을 위하여 교육학과 관련된 연수 기회의 확대와 간호대학의 교육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 참여자들은 직업정체성 형성의 행위/상호작용으로 학교조직사회에서 정체성 혼란과 존재감 위축을 경험하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 학교행사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일하거나, 직원체육활동이나 친목활동을 통해 교직원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Kim, Yoon과 Cheon (2011)의 연구에서처럼 인간관계와 업무상 대인관계를 원만히 함으로써 직무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학교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Lee와 Lee (2014)의 보건교사의 역할적응 과정에 대한 연구에서 ‘자리자리 만들어가기’의 전략과 유사하였고, Park과 Bae (2012)의 연구에서 보건교사 역량개발 모형의 한 요소인 관계형성역량 개발이라는 행동요소가 필요하게 된 과정을 잘 나타낸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교사 단체의 힘을 빌려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보건교사가 공동체 팀을 이루어 정보를 교환하면서 보건교사의 업무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Lee와 Lee (2014)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조직에 적응하는 전략으로 그냥 참고 견디면서 학교체제에 순응하면서 많은 업무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은 Song (2011), Oh와 Kwon (2010)의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Oh 등(2012)은 학교 안에서의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학교 밖에서 즐거움을 찾는 대안을 갖기도 하고 성격에 따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고 하였다. Lee와 Lee (2014)도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 오히려 자신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조직에 적응하고자 노력한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연구 참여자들은 직업정체성을 학교사회 속에서 존재감의 위축을 경험하더라도 자신들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습관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서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낌으로서 구축하였다. 보건수업에 열중하는 것이 보건교사의 정체성이며, 존재의 의미라고 인식하여 수업과 관련된 전문성을 모색하거나, 간호처치의 전문성으로 보건수업을 조화롭게 병행하면서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보건교사는 간호사의 자격과 교사의 자격 모두 가진 것을 장점으로 인식하여 간호와 교육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보건교사의 정체성이라는 밝히고 있는데, 이것은 Park과 Bae (2012)의 보건교사의 역량 개발에 대한 연구에서 의료적 서비스와 보건교육의 중요성을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보건교사의 의욕 상실과 사기 저하를 회복시키고 지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연수의 기회가 확대되고, 학교조직사회의 구성원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보건교사는 교육활동을 돕는 주변인이나 보조적인 존재로 대우 받았던 경험을 하였고, 교사보다는 간호사라는 역할을 강조해 과중한 업무들을 수행하도록 요구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교육에 중점을 두는 교과교사로서 존재감을 확인하거나(보건교육중시형), 오히려 교사와 간호사의 두 가지 전문성을 조화롭게 신장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거나(간호-교육병행형), 현실에 체념하며 기존체제에 순응하면서 기본적인 간호처치를 주로 하며(간호제공위주형)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직업정체성은 일시적, 일회적,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지속적이며 역동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되고 변화되었다.
먼저 보건교육중시형은 간호나 처치보다는 보건교육에 더 중점을 두는 유형이다. Kim (2012)은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하여 보건교사도 교육을 통해 직업정체성을 형성해간다고 하였다. 보건교사는 임용 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30시간에서 62시간 정도의 신규임용 직무연수를 받지만(Ministry of Education, 2013), 학교 배치 후에는 현장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Lee & Lee, 2014).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교육중시형에 속한 보건교사들은 교육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수학습 방법개선이나 자료제작과 같은 교직관련 직무연수를 스스로 찾아 더 많이 공부하려는 열정을 보였다. 보건교사도 교육자로서 수업공개와 수업연구에 대한 지원, 수업관련 직무연수의 기회확대 등 학교사회 문화 속에서 교사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소수로서 불평등을 경험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 유형은 학교라는 울타리안에서 인간관계를 중시하며 간호라는 의료 전문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조화롭게 발전시켜나가는 간호-교육병행형이다. 보건교사의 자격은 초중등교육법에 의거하여 간호사 자격과 교원자격을 동시에 갖추어야 취득가능하며(Kwon et al., 2010), 이 유형은 이 둘을 비교적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유형에 속한 참여자들도 보건교사 승진제도에 대한 정책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였다. 2013년 10월에 보건교사 지위향상을 위한 승진법안이 통과하게 되어 실질상 승진이 가능해졌으므로(Ahn, 2013), 간호-교육병행형의 보건교사들은 균형감 있게 자신의 직업정체성을 구축하리라 기대된다.
마지막 유형은 학교구성원들이 요구하는 간호사로서의 역할 기대에 맞추어 체제에 순응하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소극적으로 수행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간호제공위주형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참여자들은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 살아가고 싶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역할이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관리자들의 의견에 맞서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며 수동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행동전략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보건교사 전문성 신장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는 Lee와 Lee (2010)가 보고한 보건교사 역할적응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략으로 적당하게 발 담그기라는 행동패턴과 유사하다. 발 담그기 행동패턴은 당장 이직하고 싶지만 교사로서의 장점을 생각하고 보건교사 역할에 적응한다고 하였다.

결 론

본 연구에서 직업정체성은 학교사회 구성원들과의 인간관계,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신이 하는 일이나 역할 등에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경험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불명확한 보건업무’, ‘버거운 보건업무’에서 비롯된 간호/의료와 교육의 복합적인 역할 및 기대 충돌 속에서 발생한 직업적 존재감 위축과 정체성 혼란이라는 현상을 극복하고 ‘간호를 베풀며 교사로서 삶을 살기’ 위하여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직업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었다.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담보하고 있는 보건교사가 존재감을 회복하고 건강한 직업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보건교사 업무범위의 한계에 대한 명료한 관점이 제시되어야 하며, 보건교사의 보건실에서 행해지는 치료 및 간호업무에 대한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현실적인 인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규모 학급에 보건교사 인력 충원과 보건교사의 승진제도와 성과급제도의 개선 등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직업정체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위한 이론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교 보건교사 직업정체성의 지역과 학교급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도와 중학교, 고등학교의 보건교사 대상 연구를 제안한다. 둘째, 본 연구결과, 보건교사는 경계가 불명확한 보건업무로 인하여 존재감 위축과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였으므로 보건업무의 명확한 제시와 보건업무 해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보건교사가 학교교육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이들을 지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해야 한다. 넷째, 직업정체성 형성 과정을 둘러싼 불평등한 제도 개선 즉, 성과급제도와 승진 제도에 대해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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